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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방향에 따른 달의 변화

by 쌀쌀한 어피치 2024.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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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들에게는 낮은 신이 지배하고 밤은 악마가 지배한다는 통념이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밤의 상징인 달이 그리 달갑지 않은 존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보름달은 서양인들에게 거의 공포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예를 들어 13일의 금요일에 보름달까지 뜨게 되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할 정도다. 귀신이나 유령이 나타나는 것. 또는 사람이 늑대로 변하는 것 모두 보름달이 뜨는 밤에 이루어진다. 영화 '배트맨'의 심벌이 보름달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박쥐인 것도 우연이 아니다. 이제는 거의 익숙해져 버린 느낌이 있지만 보름달을 배경으로 늑대가 음산하게 우는 것 또한 서양에서 유래된 것이다.여기에 반대 되게 동양에서는 보름달은 아주 좋은 인상을 간직하고 있다. 한가위 온 가족이 모여 햇곡식으로 지은 밥과 햇과일로 저녁을 마친 후 동산 위에 걸린 보름달을 바라보는 정경은 우리의 정서에 태평연월로 깊이 자리잡고 있다. 여러 동양의 시와 문장이 보름밤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도깨비나 귀신들 또한 달이 없는 밤에나 활동하지 감히 보름달이 뜨는 밤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달의 모양과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도록 하겠다.

1. 시간에 따른 달의 움직임


달의 모양을 보면 그때의 시간을 거의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달의 여러 모습 중 가장 많이 인용되는 초승달의 경우 초승달의 경우 초저녁에만 잠시 보인다는 사실을 모르면 실수하기 쉽다. 배경이 되는 시각이 깊은 밤이나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하늘에 초승달이 떠 있는 그림이나 영화, 문학 작품 등이 의외로 많다. 이는 물론 달의 모습 중 태양과 쉽게 구분되고 가장 인상적인 것이 초승달의 모양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두 검객이 자정에 만나서 결투를 하는데 하늘에 초승달이 걸려 있다면 이는 완전히 엉터리다. 마찬가지로 달의 오른쪽 반이 밝게 보이는 상현달은 태양빛을 받는 부분만 우리 눈에 보인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저녁때 해가 질 무렵 남쪽 하늘 높이 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만일 이때 서쪽 하늘이나 동쪽 하늘에 치우쳐 있다면 반만 밝게 보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서 있는 위치에서 볼 때 천구가 하루에 한 바퀴 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상현달은 자정쯤 진다는 사실도 이해할 수 있다. 보름달은 저녁때 떠서 새벽에 진다. 달이 해의 반대 방향에 있어야만 둥근 보름달이 되므로 해가 지는 저녁에 동편에서 떠올라 동쪽에서 해가 뜨는 새벽에 서편으로 지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보름 야간 작전을 기피하는 이유는 달이 밝아서보다도 달이 밤새 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밝은 보름달이라도 일단 져 버리면 아무 상관이 없지 않겠는가. 초승달과 반대 방향으로 휘어진 모양의 그믐달은 새벽이 되어야 동녘 하늘에 낮게 떠 있다가 곧 여명 속으로 사라지기 때문에 주로 비운의 주인공들에게 자주 비유된다. 그믐달은 유일하게 우리의 정서에 인상이 과히 좋지 않은 달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화투에서 좋지 않은 의미를 갖는 패에 그믐달이 나오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2. 방향에 따른 달의 모습


달은 맨눈으로 보아도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구분되어 보인다. 밝은 부분은 산맥이나 고원처럼 높은 지대이고 어두운 부분은 우리가 바다라고 부르는 낮은 지대이다. 바다는 토끼와 절구의 모양으로 보인다. 흔히 달의 사진을 인용할 때 사진을 뒤집어서 현상하는 실수를 우리는 종종 볼 수 있다. 달의 모양이 상하좌우가 바뀌는 것은 상관없지만 뒤집혀서는 곤란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서남북 방위 개념으로 봤을 때 동서가 바뀌어 있다. 이는 우리가 하늘에 걸린 천체를 올려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남쪽 하늘에 걸린 달을 보면 당연히 달의 왼쪽이 동쪽이 되고 달의 오른쪽이 서쪽 방향이 될 것이다. 월식은 달이 지구그림자 속에 들어가서 일부 또는 전부가 가려지는 현상을 말한다. 즉, 태양과 지구 달이 나란히 일직선상에 오게 될 때 월식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월식 때 달은 지구를 중심으로 보았을 때 태양의 반대편에 있어야 하므로 월식은 보름달일 때에만 일어나게 된다. 지구가 달의 일부를 가렸을 때 부분 월식, 전부를 가렸을 때를 개기 월식이라고 부른다. 월식은 보통 2시간 정도에 걸쳐 진행되므로 관측하기 쉽다. 가려진 부분은 검 붉은색을 띠며 희미하게 보인다. 또 달의 모양은 지구상 어디에서 보아도 같다. 즉, 서울은 보름달인데 파리에서 보면 반달인 경우는 절대로 없기 때문에 밤인 곳에서는 어디서나 월식을 관찰할 수 있다. 음력은 보름달에서 다음 보름달까지 약 29.5일 걸린다는 사실에 기반을 두어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음력의 한 달은 20일인 경우와 30일인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음력의 1년은 양력의 1년보다 평균 11일 정도 짧다. 이를 내버려 둘 경우 음력은 계절과 전혀 맞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동짓달로 명명된 음력 11월에 정작 동지가 포함 안 될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윤달을 두는 것이다. 음력에는 천문학으로 달이 태양과 완전히 같은 방향에 있는 순간이 포함되는 날을 음력 1일로 정한다. 그러므로 그 순간이 새벽 1시 1분에 있든 밤 11시 59분에 있든 그날이 바로 음력 1일이 된다. 그래서 어떤 해는 음력 15일에도 달 모양이 완전히 둥글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게 된다. 실제로 그랬던 가장 좋은 예가 94년의 정월대보름이었다. 대보름달의 모양이 둥글지 않다고 천문대로 문의 전화가 빗발쳤던 것이다. 또한 같은 이유로 우리나라의 음력과 다른 나라의 음력 사이에 차이가 생겨 우리 설날과 추석이 중국과 달라질 수도 있다.